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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way

감사원이 중앙선관위를 감사할 수 있을까?

by 시냇가에 심은 나무76 2023.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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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에서 채용비리 의혹부터 시작하여 온갖 의혹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고, 언론에서는 핫 이슈로 하루가 멀다하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에서 사실상 최고지위라 할 수 있는 사무총장 등의 고위 임원급의 자녀들이 경력직 특혜채용, 자신 관리하던 지역의 경력직 세습, 초고속 승진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이는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대부분 사실로 보입니다. 

중앙선관위 청사 (사진출처 : 로이어뉴스)

 

위와 같이 중앙선관위 채용의혹, 특혜, 초고속 승진 등의 의혹이 연일 보도되고 어느 정도 밝혀지자, 감사원은 감사원법 규정에 따라 직무감찰을 실시하겠다고 언론에 보도하였고, 중앙선관위는 만장일치로 '감사원 감사 불허'하겠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통지하였습니다. 

중앙선관위는 헌법기관이므로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바로 중앙선관위의 핵심주장입니다. 

 

과연 중앙선관위 주장처럼 감사원이 중앙선관위의 직무감찰이 허용되지 않을까요? 

 

감사원의 감찰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감사원법 제24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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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법 제24조(감찰 사항) ​① 감사원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감찰한다.
1. 정부조직법 및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치된 행정기관의 사무와 그에 소속한 공무원의 직무
2.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와 그에 소속한 지방공무원의 직무
3. 제22조제1항제3호 및 제23조제7호에 규정된 자의 사무와 그에 소속한 임원 및 감사원의 검사대상이 되는 회계사무와 직접 또는 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직원의 직무
4. 법령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위탁하거나 대행하게 한 사무와 그 밖의 법령에 따라 공무원의 신분을 가지거나 공무원에 준하는 자의 직무
② 제1항제1호의 행정기관에는 군기관과 교육기관을 포함한다. 다만, 군기관에는 소장급 이하의 장교가 지휘하는 전투를 주된 임무로 하는 부대 및 중령급 이하의 장교가 지휘하는 부대는 제외한다.
③ 제1항의 공무원에는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제외한다.
④ 제1항에 따라 감찰을 하려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은 감찰할 수 없다.
1. 국무총리로부터 국가기밀에 속한다는 소명이 있는 사항
2.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군기밀이거나 작전상 지장이 있다는 소명이 있는 사항

 

중앙선관위는 감사원법 제24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행정기관이라고 보는 것이 통설적인 견해입니다. 

 

중앙선관위가 헌법상 기관이라는 이유로 제24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행정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없는 이유는, 중앙선관위 주장을 관철하면, 국회, 법원 및 헌법재판소 역시 감사원과 동일한 헌법상 기관이므로,  동일한 논리로 이들 역시 감사원 감사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는데, 감사원법 제24조 제3항 규정에서 국회, 법원 및 헌법재판소를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는 모두 헌법상 기관이지만, 별도의 개별법률 즉, 국회법, 법원조직법, 헌법재판소법, 선거관리위원회법을 보유하고 있고, 이에 따라 각 기관의 조직과 직무가 정해지기 때문에, 위 기관들은 전부 감사원법 제24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행정기관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앙선관위는 감사원법 제24조 제3항 규정에서 제외되는 기관이 아니므로,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기관에 포함시키는 것이 올바른 해석입니다. 

 

다만, 감사원은 중앙선관위의 인사문제와 관련하여서는 국가공무원법상 자체감찰이 가능하므로 이를 존중하는 취지에서 감사를 자제하여 온 것에 불과한데, 중앙선관위는 이를 이유로 헌법적 관행이므로 감사가 불허되어야 한다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의 심각한 비리 문제가 발각되어 더 이상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정치적 편향성이 지적되었으며, 소쿠리 투표 등 선거관리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 조차 의심이 되는 상황에서 감사원의 감사를 거부하는 것은 그야말로 더 큰 비리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감사원은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중앙선관위 감사를 실시하여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한 전례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중앙선관위가 헌법상 기관으로 감사원의 감사대상 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타당한 법률해석이 아닐 뿐만 아니라, 감사원의 감사를 받지 않은 것이 헌법적 관행이었다는 것도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입니다. 

 

위와 같은 점들로 인해, 중앙선관위를 비호하거나 감싸는 민주당은 감사원이 중앙선관위를 감사할 수 없는 황당한 입법을 시도한 적도 있었습니다. 

 

중앙선관위 싸고도는 민주당, "감사원 감사도 안받게 하겠다" 입법발의 - 파이낸스투데이

중앙선관위이 감사원의 감사를 받지 않도록 하는 입법안이 발의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의 이형석 의원을 비롯한 11명은,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은 일종의 보복성 정치감사라는 비판

www.fntoday.co.kr

 

이번 일을 계기로 중앙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를 철저하게 받아, 비리가 있으면 전부 밝혀지고 형사처벌을 받을 사항이나 징계사항이 있으면 전부 처벌, 징계되고 문제가 있는 임원들은 전부 교체하는 등 선관위가 쇄신하지 않으면 더 이상 선관위의 자체감사를 믿는 국민들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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