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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way

사형제도 폐지 및 존치에 대한 논란 정리

by 시냇가에 심은 나무76 2023.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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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 부산 20대 여성 살해 사건,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 흉악강력범죄들이 폭증함과 동시에 연이어 발생하게 되면서, 최근 사형제도를 존치, 실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오늘은 위와 같은 여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형제도의 규정과 실무상 현실,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논쟁을 알기 쉽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이런저런 지엽적인 쟁점이나 잡설들에 대해서는 굳이 소개하지 않고,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만 언급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도 폐지국가일까?] 

 

1. 관련 규정

 

우리나라는 형법 등에서 사형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형제도를 폐지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잘 못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형법
제41조(형의 종류)
형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사형
2. 징역
......

제55조(법률상의 감경)
① 법률상의 감경은 다음과 같다.
1. 사형을 감경할 때에는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
2.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1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
3.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
.......

제66조(사형)
사형은 교정시설 안에서 교수(絞首)하여 집행한다.

제77조(형의 시효의 효과)
형(사형은 제외한다)을 선고받은 자에 대해서는 시효가 완성되면 그 집행이 면제된다.

제78조(형의 시효의 기간)
시효는 형을 선고하는 재판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지나면 완성된다.
1. 삭제 [2023.8.8]
2. 무기의 징역 또는 금고: 20년
......

 

2. 해설

 

위와 같이 형법은 "사형"을 형의 종류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고, 사형의 집행방법도 교수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최근인 2023. 8. 8. 사형의 시효를 폐지하기도 하였습니다. 즉, 우리나라는 법률적으로는 사형제도 존치국가입니다. 다만, 피고인의 범죄가 사형에 해당하더라도 감경을 통해 무기 또는 20~50년 이하의 징역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상식적으로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사형에 대한 시효 폐지의 의미]

참고로, 몇몇 분이 사형 시효를 폐지한 의미에 대해 문의하셔서 말씀드리면, 사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수형자의 경우, 아래에서 살펴보듯이 우리나라는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종전에는 30년이 경과하면 사형집행이 면제되어 사형수를 석방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해석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흉악한 범죄를 저질러 사형이 선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수가 석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와 같은 명문의 규정으로 둔 것이 바로 "사형에 대한 시효 폐지" 개정인 것입니다. 

 

3.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 

 

전세계 196개국을 조사하여 보면, 111개 국이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하였고,  11개 국이 사형제를 사실상 폐지한 국가입니다(사실상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는 최근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나무위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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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X 사형제
전면 폐지
 특수상황
제외 폐지
 사실상 폐지
O 사형제 유지
합계
아시아
10
 
6
14
30
중동
 
1
5
14
20
오세아니아
13
 
1
 
14
아메리카
16
4
14
1
35
유럽
47
 
1
1
49
아프리카
26
1
17
4
48
합계
111
6
45
34
196
  •  

즉, 우리나라도 사형이 선고되고는 있지만, 사실상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도 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사형제도 폐지 및 존치에 대한 견해 정리] 

 

1. 사형제도 폐지론자의 주장 및 근거 

 

(1) 국가가 범죄자의 생명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음 

사형제도 폐지론자들은 국가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종국적 심판권한이 부여되어 있지 않고, 사형제도를 통한 살인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근거를 제시하면서 위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2) 사형제도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됨 

헌법 제37조 제2항은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본질적 내용까지 침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사형제도는 생명권이라는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3) 사형제도는 형벌의 예방적 효과가 미미함 

사형제도 폐지론자들은 사형제도가 일반 사람들에 대한 예방적 효과가 별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실증적 연구에서 사형제도가 존재하고 실제로 집행된다고 하더라도 강력범죄 숫자가 감소되거나 살인범이 이를 무서워서 살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입증된 바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4) 사형선고가 오판이면 회복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함 

법원의 재판부가 선고하는 사형판결이 만약 오판이라면 사형집행을 당한 피고인의 경우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게 되므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5) 사형집행자에 대한 인권을 보호해야 함 

사형집행을 하는 사람, 즉, 교도관은 사형을 집행하고 나면 심각한 부담감 및 스트레스 또는 트라우마로 인하여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위와 같은 문제가 심각하고, 이는 결국 교도관에 대한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므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사형제도 존치론자들의 주장 및 근거 

 

(1) 살인자 등 흉악범에 대하여 공동체에서 영구격리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 

사형제도 존치론자들은 살인자 등 흉악범에 대해 사회로부터 영구격리를 위해 그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고, 이와 같은 의무이행을 통해 사회안전에 기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국가에 대한 신뢰고양과 준법정신의 강화 

사형제도 존치론자들은 만약 국가가 누구나 비난하는 흉악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 피해자의 사적 보복행위를 조장하고, 이와 같은 일들이 누적되면 국가 및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게 되며 결국 준법정신의 쇠퇴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 흉악범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것은 공익을 위해 불가피함 

사형제도 존치론자들은 범죄자의 생명권만 박탈할 수 없다고 하면, 피해자의 생명과 가치는 상대적으로 경시하는 것으로 적절치 않고, 사회 전부가 인정할 정도로 극도의 흉악범이라면 사회에서 영구격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그와 같은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성이 충족되는 예외적인 상황이라면 헌법 제37조 제2항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4) 사형을 존치 및 집행할 때 흉악범죄에 대한 억제력이 있음 

사형제도 존치론자들은 생명은 인간이 가장 애착을 느끼는 것이므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흉악범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억제력을 가지고, 형벌이 무겁고 확실하게 집행될 수록 흉악범죄에 대한 강한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5) 사형에 대한 오판문제는 재판의 문제로서 제도개선을 해야 함 

사형선고에 대한 오판 가능성은 재판제도의 일반적인 문제로서 사형폐지와 관련된 논거라고 보기 어렵고, 이는 제도의 개선을 통해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증거법칙상 피고인의 범죄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면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 방향으로 처리하면 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6) 사형 집행에 대한 방법의 개선으로 집행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음 

우리나라 사형집행은 교수형으로 명시되어 있고, 교수형은 사형수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형집행자에 대한 행복추구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지만, 현재는 교수형 대신에 사형수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사형집행 방법이 존재하므로 이를 통해 집행자들의 인권침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주장 및 논거들이 사형제도 폐지론자들과 존치론자들의 입장이고, 핵심적인 내용만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러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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