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책 본다고 지적한 교사의 형사책임에 대한 법원의 판단

최근 자율학습 시간에 교사가 한 학생에게 야한 책을 본다고 하며 꾸짖는 체벌을 가해, 피해 학생이 수치심을 느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서 교사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되었고, 대법원은 2024. 9. 12. 교사의 상고를 기각하여 집행유예 형을 확정하였습니다.  

"야한 책 본다" 지적에 투신한 학생…교사 '아동학대 유죄' 확정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법원의 판단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실관계] 

 

1. 가해 교사는 포항시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도덕교사로 근무하고 있었고, 피해 아동은 해당 중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이었습니다. 

 

2. 가해 교사는 2019. 3.경 중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자율학습을 지시하였는데, 피해 아동은 라이트 노벨(소설)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3. 가해 교사는 피해 아동이 위 소설을 읽는 것을 목격하고, 피해 아동에게 "이거 야한 책 아닌가"라고 말하며 피해 아동으로부터 위 소설책을 빼앗아 책장을 넘기면서 "어이구"라고 말하자, 피해 아동은 가해 교사에게 "선생님이 생각하는 그런 야한 종류의 책이 아닙니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4. 그러자 가해 교사는 소설의 삽화 부분 중 선정적인 부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위 소설이 선정적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피해 아동에 대해서는 수업이 끝날 때까지 약 20분간 엎드려 뻗쳐를 시켰습니다. 

 

5. 피해 아동은 위와 같은 가해 교사의 지적 등에 심한 수치심을 느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으며, 피해 아동의 유족은 가해 교사에 대하여 엄벌을 요구하였고, 검사는 가해 교사에 대해 아동학대죄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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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판단] 

 

1. 검찰은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 기소하였는데,

포항지원은 피해 아동이 읽었던 소설책은 흔히 접할 수 있는 라이트 노벨로서 내용이 선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당시 피해 아동이 재학 중이던 학교에서는 체벌로 엎드려뻗쳐를 금지하고 있었으며, 가해 교사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 아동이 느꼈을 수치심은 매우 심각했을 것으로 보이므로, 가해 교사의 위와 같은 행동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여 아동학대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포항지원은 가해 교사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 아동이 극단적 선택을 하여 목숨을 잃었고, 유족들이 엄벌을 요구하는 점에 비추어 가해 교사에 대해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 

 

2. 이에 가해 교사는 항소하였고, 항소심인 대구지방법원 재판부는 가해 교사가 피해 아동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을 것이라고까지는 예상하지 못하였고, 평소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의 사이가 매우 좋았던 점과 가해 교사가 초범인 점을 고려하여 가해 교사에 대해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역시도 가해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죄는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3. 가해 교사는 대법원에 상고까지 하였으나, 대법원은 2024. 9. 12. 가해 교사의 상고를 기각하여 결국 가해 교사에 대해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해 교사가 좀 지나친 면이 있어서, 피해 아동이 극심한 수치심을 느끼게 된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 생각됩니다. 

너무 안타까운 사건이라 한 번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포스팅 해 보았습니다. 교사들이 피해 아동의 마음을 헤아려 교육하기를 희망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